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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목자되신 주님

유효정 목사 (한부모 모임 대표)
유효정 목사

(LA비젼교회 협력)

싱글들의 모임인 만큼 늦은 나이일지라도 새 가정을 꾸리는 멤버들이 종종 있는데, 한 커플이 되는 두 사람 다 우리 멤버인 경우도 있고, 한 멤버와 외부의 사람으로 묶어지기도 합니다. 재혼 후 아주 떠나거나, 떠나갔다 함께 참석할 수도 있고 그밖에 다시 혼자되어 돌아오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배필을 찾으면 떠나야 된다는 법은 없으며 남고 싶어 할 때면 대환영인데 재혼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선배가 되어 조언을 해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롤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모임에 계속 참석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할 경우 충분히 이해하면서 모임에서 떠나보내곤 합니다.

배필을 찾아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을 볼 때면 나이에 상관없이 사랑스러워 보이면서 ‘그래서 하나님께서 남녀를 창조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커플의 경우, 상대방의 성향이나 살아온 경험 등을 수용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대로 상대편을 마치 길들이려고 하는 것을 볼 때면 불안감이 들게 됩니다. 저 끈이 어처구니없이 풀려버렸을 때 주위의 친구들, 자녀들, 특별히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며, ‘기대는 줄이고 이해는 늘려라.’라는 어디선가에서 본 글에 대해 나눠볼까… 마음을 써 보기도 합니다. 여하튼 이런저런 모습으로 떠나가는 커플을 볼 때면 아들, 딸 분가시키는 마음이라고 할까, 머리로는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지만, 감정적으로 떠나보내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고 느껴봅니다.

남겨진 빈자리를 묵묵히 보면서, 그들 대부분이 오랜 기간 힘들어하며 배우자를 찾아온 것을 아는 만큼 두 사람의 아픔이 채워지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함과 더불어, ‘이 모임을 시작하신 분께서 채우시겠지’하던 중이었습니다. 사별 후 우리 모임에 왔던 남자분과 참석자 중의 한 분의 소개로 혼사가 진행되었던 커플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새 아내 되는 분은 몸이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이라 ‘괜찮을까?’ 하였는데 혼인이 속히 진행되었고 지난 이 년간 멀리 소식만 듣고 있었는데 편안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참석한 후 앞으로 계속 나오겠다고 합니다. 이분들을 보면서 다시 든 생각은 들며 나는 것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면 반가이 맞으며 같이 예배드리고 신앙생활은 잘하는지 챙겨드리고, 떠나야 된다면 ‘어떤 형편에 처하든지 이 세상은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니 주님 섬기는 일에 열심을 다하라’고 격려하는 것이 감당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성경에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요 14:11)’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선한 목자되신 주님께서 미련하고 약하고 그러면서도 고집스러운 양들인 우리를 잘 아시기 때문에 최선의 길로 인도해 주신다는 구절입니다. 한부모 모임 인도자들께서는, 떠나는 사람이나 모임에 계신 분들 모두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주님을 신뢰하며 각자에 맡겨진 삶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살자고 하면 될 것입니다. 감사하고 축복합니다.

hyojungyoo2@yahoo.com

 

06.2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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