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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는 하나님

유효정 목사 (한부모 모임 대표)
유효정 목사

(LA비젼교회 협력)

지난 달 모임 때,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떠난 후 대여섯 명이 남아서 대화를 나누는 중에 한 남성이 50대 여성들에게 진지하게 조언하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여러분들 이제 60대에 들어설 경우에 대한 미래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 때가 되면 재혼이 더 어려워지게 될 것입니다"로 시작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던 이유는 법적 거주권의 미비로 정부의 노후 지원에 제한을 받게 되는 여성들에 대해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 모두가, 자녀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틈나는 대로 참가했었기에 사랑스런 동생 같아서 더욱 마음이 쓰였습니다.

바로 얼마 전 한 여성은 앞날에 대한 염려로 밤을 하얗게 새웠노라고 했고, 다른 한 분은, 딸이 내년이면 18세가 되고 대학에 들어가게 되니 애들 아빠에게서 오던 양육비가 끊길 것이고 집세를 내기가 버겁게 되니 집을 비우고 멀리 선교지로 떠날 계획을 세워본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애들 뒷바라지만으로도 버거워했던 만큼 과연 선교지에 가서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지, 그리고 엄마의 보살핌과 도움이 가끔이라도 필요할 때 그 자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 외에도 자녀가 없는 한 여성은, AI(Artificial intelligence)에 자리를 밀리게 되어 해고가 진행되고 있는 직장에서 늦은 저녁에 내일 오지 말라는 연락이 올 뿐 아니라 일찍 퇴근해야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는 터라 불안하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다시 몇 분과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멤버는, 싱글들의 만남을 돕는, 꽤 알려진 TV프로그램이 있는데 그런 형태의 만남을 주선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사역의 흐름과는 거리가 먼듯해서 시도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혼이 과연 해결책이 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만약 도움을 기대하고 재혼을 했다가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살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홀로 설 수 있을 때 재혼을 고려해 봐야지 어떤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나게 된다면 실패율이 높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로 제기된 의견은 시간이 걸리게 될지라도, 한부모 여성들의 재정적인 자립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직업학교 수료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려진 결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면서 성경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이끌리듯이 성경 한 구절에 눈이 고정됐는데 놀랍게도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마태 12:20)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나의 딸들을 내가 돌볼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맞습니다. 결국은 전 공동체적으로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제목을 하나님 손에 올려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편 23:4)

hyojungyoo2@yahoo.com

09.2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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