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FT 전인 코칭 전문학교의 원장/임상 심리학 박사)
결혼 생활을 지켜온 많은 부부들을 연구한 심리학자 존 가트맨 박사는 결혼을 무너뜨리는 네 가지 독을 소개했습니다. 그것은 비난(Criticism), 방어(Defensiveness), 담/벽쌓기(Stonewalling), 경멸(Contempt)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첫 번째 독인 비난에 대해 나누었고, 오늘은 두 번째 독인 방어가 왜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 더 깊이 살펴보고자 합니다.
방어는 배우자의 불만이나 서운함이 제기될 때 즉각적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반응입니다. “그걸 왜 나한테 그래?”, “나도 바빠서 그런 거지, 당신만 힘든 줄 알아?”,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내가 언제 그랬어?” “당신은 안 그래?” 와 같은 말들이 대표적입니다. 겉으로는 상황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반응에는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하려는 태도가 빠져 있습니다. 결국 방어는 대화를 단절시키고, 상대에게 더 큰 고립감과 외로움을 남깁니다.
왜 우리는 방어적으로 반응할까요? 심리적으로는 “정죄에 대한 두려움”이 핵심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내가 작아지고 손해를 본다고 느끼기에, 무의식적으로 자아를 지키는 쪽을 택합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죄를 자백했을 때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는 원초적 두려움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정반대의 길을 보여줍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고”(요일 1:9),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롬 8:1). 그리스도 안에서는 잘못의 인정이 곧 파멸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입니다. 이 진리를 마음에 새길 때, 방어는 힘을 잃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아내가 “요즘 당신이 너무 바빠서 아이들도 당신을 잘 못 봐서 속상해요”라고 말할 때, 남편이 “내가 우리 가족 먹여 살리려고 얼마나 힘든데!”라고 방어하면서 맞받아치면 대화는 즉시 막힙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변명과 방어가 아니라 수용과 공감입니다. “맞아요, 요즘 내가 너무 바빴네요. 당신이 속상했겠다. 아이들과 시간 더 만들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요.” 이렇게 반응할 때, 상대의 마음에는 위로와 신뢰가 자랍니다. 방어는 나를 지키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랑을 가로막는 벽일 뿐입니다. 반대로 수용과 책임, 그리고 작게라도 구체적인 변화를 약속하는 태도는 관계를 다시 움직이게 합니다.
방어를 줄이는 첫걸음은 “듣기”입니다. 상대가 말할 때 상대의 입장에서 끝까지 듣고, 들은 내용을 짧게 요약해 되돌려주는 습관은 큰 힘이 있습니다. “당신 말은,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과의 시간을 소홀히 해서 외롭고 서운했다는 거지?”와 같이 확인해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다음으로 “감정에 먼저 공감”하십시오. 사실과 옳고 그름의 문제를 따지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그랬구나, 서운했겠네. 내가 미처 생각 못 했어.” 마지막으로 “내 몫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한 문장”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에는 하루 퇴근 시간을 30분 앞당겨서 저녁을 같이 하자”처럼 작고 구체적인 약속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어를 다루는 데서 신앙의 자원은 막강한 동력입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수용된 존재라는 복음의 확신은, 잘못을 인정해도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내적 안전감을 줍니다. 이 안전감이 있을 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태도를 품을 수 있고,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두렵지 않습니다. 방어의 말은 관계를 태우지만, 수용과 공감의 말은 그 불길을 가라앉힙니다.
결혼은 완벽한 두 사람이 완벽한 관계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불완전한 두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 아래 서로의 상처를 배우고, 책임을 조금 더 크게, 변명을 조금 더 작게 선택하는 여정입니다. 오늘 하루, 단 한 문장만 바꾸어 보십시오. “그때 내 반응이 방어적이었어. 미안해. 당신이 느꼈을 당신의 마음을 더 듣고 싶어.” 이 한마디가 굳어 있던 마음을 움직이고, 막혀 있던 대화를 다시 흐르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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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