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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바뀐 사람”

민경엽 목사 (나침반교회)
민경엽 목사

나침반교회, 풀러 Th. M

기독교적인 작품을 많이 쓴 위대한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중단편 소설 중에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예리하게 다루었다. 소설은 성실한 가장이고 자기 일에 나름 충실한 지방법원 판사인 이반 일리치가 죽었다는 부고가 법원 내의 게시판에 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게시판을 들여다보는 법원의 사람들은 누구도 그를 진심으로 애도하지 않는다. 그 소식을 접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럼 그 사람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되나?’였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자기의 자리에 끼칠 영향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의 친구들 중에서도 그의 죽음을 가슴 아파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심지어 그의 아내조차 남편이 죽은 것을 괴로워하기 보다는 국고 지원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사실 이반 일리치는 누구보다 착실한 사람이었다. 그는 공부를 하라는 대로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판사 일도 법규대로 잘 감당했고, 또한 상류층 사람들이 옳다고 하는 대로 결혼을 했고 자녀들까지 두었다. 병을 얻게 된 계기는 집을 새로 장만하여서 직접 수리를 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졌는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통증이 점점 퍼져나가 온 몸이 병들어 천천히 죽어갔다. 처음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자기에게 덮이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밤중에는 아파서 신음을 하다가도 사람들 앞에서는 아프지 않은 체 했다. 그러다가 도무지 참을 수 없어서, 살아보려고 의사들에게 매달리기도 하였다. 여러 의사에게 자기 몸을 맡겼는데 처방은 대동소이. 결국 죽음을 코앞에 두고는 자기에게도 죽음이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 순간 갑자기 영혼의 목소리, 내면의 음성을 듣는다. ‘내가 어쩌면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닐까?’ ‘이 마지막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반 일리치는 죽음이라는 실존을 맞닥뜨리고서야 사회적 규범에 따라 살아온 자신의 삶이 잘 산 삶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죽음의 강을 건넌 후에 자신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비로소 자문하였다. 이반 일리치는 정말 잘 산 사람이었을까.

인생에서 이보다 중요한 질문은 없다. 이 질문은 우리 모두의 질문이고 또 질문이어야 한다. 다른 것은 잘 몰라도 이 중요한 인생 본질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교회는 명확하고 분명하게 가르치고 설명해 주어야 한다. 성경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고 하였다. 흔히들 예수님을 믿냐고 물으면 교회 다닌다는 답을 하기도 하고, 너무도 가볍게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실을 믿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은 “주” 예수를 믿으라 하였다. 예수를 정말 믿는다면 구세주와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롬 10:9). 예수님이 구원의 하나님이심을 믿어야 할 뿐 아니라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시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민 사회는 한인교회에 와야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예배를 드리고 한국인들을 만나 교제할 수 있기에 한인교회는 이민 사회의 중심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교회에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올 수 있는 기회도 되지만, 마치 313년 로마에서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이방종교를 믿던 모든 사람들이 ‘적당한’ 절차만 밟으면 기독교인들이 되었듯이, 예수님이 자신의 인생이 주인이 아닌데도 ‘적당히’ 세례를 주고 ‘적당히’ 세례를 받는다. 세례를 받기만 하면 교인들끼리 집사라 불러주고, 시간이 지나기만 하면 권사도 되고 장로도 된다. 심지어 목사도 된다. 하지만 예수님은 예수님을 믿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으로 주인이 바뀐 제자들을 향하여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 하셨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들 대부분은 주인이 바뀌지 않은 이들로 인하여 생겼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교회는 무엇보다 이 문제에 목숨을 걸고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목사들의 설교가 좀 더 선명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마지막에 잘 살았다고 자신의 인생을 반추할 수 있는 이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minkyungyob@gmail.com

08.30.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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