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교회 친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함께 모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달에 책임을 맡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고 재료를 준비하며,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친구들을 이끈다. 그동안 도자기를 굽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타월이나 가죽 지갑을 만들기도 했다. 지...
나의 어린 시절에는 지금처럼 장난감이 많지 않았다. 그 덕분에 아이들의 놀이는 자연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꿉놀이를 할 때면 빨간 벽돌을 찧은 가루는 고춧가루가 되었고, 고운 모래는 설탕이 되었으며, 동네 풀들은 나물이 되었다. 흙을 담아 밥을 짓고 상을 차려 나...
언니가 떠났다. 남가주에 비가 주룩주룩 내려 호우주의보가 내렸던 날이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크리스마스 가족 여행 중, 조카 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는 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전하고 있었다. 언니가 떠나는 날이어서 하늘이 미리 눈물을 흘린 ...
한국에서 청년기를 보내는 남자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군대에 간다. 군대생활에 얽힌 이야기가 많은 만큼, 남자들이 모이면 축구 이야기와 군대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고 한다. 내가 직접 군 복무를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을 소집해 전투력을 갖춘 병사로 세...
오랜만에 디즈니랜드를 다녀왔다. 일 년 멤버십이 세일 중이라 딸이 내 것까지 사준 덕분이었다. 십여 년 만에 다시 찾은 디즈니랜드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디즈니랜드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곳이지만, 어른들도 나이에 상관없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미국에서 시니어가 누리는 혜택 중 하나는 메디케어에 포함된 피트니스 센터 이용이다. 올해 초부터 내가 가입한 메디케어 보험도 추가 비용 없이 피트니스 센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유일한 운동은 동네 뒷산 오르기 였는데, 여름에는 더위로 힘들어 6월 초에...
이번 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인사동에 있는 김치박물관을 찾았다. 풀무원이 외국인들에게 김치를 소개하기 위해 만든 이 박물관은 김치 제조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여러 종류의 김치를 시식할 수 있는 체험 코스까지 마련되어 있어 알찬 구성이었다. 전시관 한쪽에는 김치와...
몇 달 전, 뒤뜰에 가득 열린 구아바가 아까워 잼을 만들다가 손가락을 베었다. 씨를 도려내던 중 아차 하는 순간, 칼이 왼쪽 검지 옆을 깊게 파고든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손을 꾹 누른 채 살짝 들어보니 피가 계속 흘러 한 시간 반을 누르고 있다가 겨우 붕대로 칭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