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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가나안 성도’ 늘어… 19∼29세 45% 최다

목데연 ‘한국인 종교동향’ 조사

직장인 김윤지(가명·25)씨는 최근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다. 청년부 등 신앙공동체에서 얻는 기쁨보다 피로감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22일 “일하러 나가면 일에 치이는데 교회에서까지 관계의 부담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청년 문제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도 교회에 거리감을 느끼게 된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신지민(가명·30)씨 역시 특유의 집단문화에 지쳐 교회를 떠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분기별로 교회 봉사를 다닐 정도로 열정적으로 활동했지만 교회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대화하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신씨는 “대면 예배에 나간 적도 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며 “‘요즘 뭐하냐’는 간단한 안부 인사에도 할 말이 없어 위축됐다”고 털어놨다.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개인 신앙을 유지하는, 이른바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이 국내 젊은세대 사이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사회적 현상인 SBNR은 제도적 종교에는 관심이 없지만 영적인 차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한국의 ‘가나안’ 성도가 대표적이다. 이런 동향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에서도 나타났다. 만 19세 이상 성인 475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나안 성도 비율은 19~29세가 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39세가 35%, 40~49세는 36%로 다소 높았다. 50~59세는 27%, 60~69세는 19%였으며 70세 이상이 17%로 가장 낮았다. SBNR 현상은 청소년 세대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중·고등학생 700명 중 가나안 성도 비율은 평균 36%로 나타나 성인 평균 27%에 비해 9%p 높았다. 특히 고등학생 가나안 성도는 46%로 조사돼 2명 중 1명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지난 연말 공개된 미국 설문조사기관 퓨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자신을 SBNR이라고 표현한 18~29세와 30~49세는 모두 24%로 나타났다. 50~64세는 22%, 65세 이상은 17%로 나타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SBNR과는 거리가 있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가나안 성도를 포함한 SBNR은 종교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기에 기성 교회에 새로운 가능성이기도 하다”며 “신앙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교회가 SBNR의 다양한 영적 욕구에 주목해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청년 목회자인 이종찬 벧엘선교교회 전도사는 “진리를 찾으려는 ‘영적 구도자’가 젊은 층에서 적지 않다”며 “그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와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01.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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