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기계가 자동으로 노동자 해고하게 된다면?

BBC, 생산성 최대화위해 AI에 해고당하는 부작용 있다고 보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는 요즘을 흔히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에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 여러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5G 상용화 선언과 함께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며, 특히 고용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언젠가는 로봇의 자동화 기술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헤드라인을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이미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양상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말이다(The Future of Work). 

테크 뉴스전문매체 '더 버지'는 아마존의 물류센터에서 자동화 기술이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해고한다는 자료를 찾아냈다. 이 매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모든 것은 생산성 기준에 따라 진행된다.

더 버지에 따르면, "아마존의 시스템은 개인의 생산성을 기록한다. 그리고 생산성이나 품질을 고려해서 필요한 경우, 감독하는 사람의 지시 없이 경고 또는 해고와 관련된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전자상거래업계의 거인(아마존)은 이미 낮은 임금과 척박한 노동환경 때문에 수차례 뉴스에 등장했다.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화장실도 가기 힘들 정도로 목표치가 높아 물도 안 마신다고 말했다. 예전에 이곳에서 일했던 한 노동자는 직원들이 "로봇처럼" 취급되고, "비현실적인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고 잘리는 게 다반사라고 했다.

더 버지의 보도 역시 매년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짐을 나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장 상사가 됐을 때 벌어지는 한 가지 시나리오다. 알고리즘이 많은 인간의 개입 없이, 노동자를 기록하고 경고하며 해고도 할 수 있다.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재심의를 청구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더 버지에 따르면 이 역시 해고절차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지역 내 산업을 지원하는 단체인 ILSR(the Institute for Local Self-Reliance)의 스테이시 미첼은 "아마존 노동자들은 로봇에 의해 로봇처럼 취급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일하고 쉽게 버려질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존에서 사용하는 생산성의 기준이나 자동화의 범위 등은 투명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아마존이 BBC를 비롯해 이를 묻는 모든 매체에 내놓은 유일한 답은 이렇다: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해 노동자를 해고한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많은 기업처럼 우리도 일하는 직원들의 업무 수행에 대한 기대치가 있습니다. 물류센터나 회사 다른 부서나, 일하는 곳이 어디든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업무 개선 코칭 등 충분한 지원을 거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해고하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으로서 자사의 노동자들이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자동화를 적용한 범위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1주일 전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 세계 고객들을 위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되지 않을까?

기계가 노동자를 해고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 물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로 인해 미래의 노동은 어떻게 될까?

수년간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사용해 노동자들의 업무를 감독하고 기록해왔다. 세일즈 실적부터 공장 퇴근시간까지 디지털 분석이 적용된 폭은 넓었다.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의 이사인 데이비드 디 수자는 "이미 세상에 나온 기술은 불가피한 것이고,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그 기술을 실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기술에 기반한) 시스템을 신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와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로 교체될 수 있거나 교체돼야 하는지 입니다."

자동화 붐 속에서 기업들이 노동자의 생산성 기록을 시작했고, 이로 인해 많은 질문들이 생겨났다.

△사람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얻을 수 있는가? △그것은 노동자들과 그들의 조직에 대한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사람이 개입이 필요한가?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인공지능 분야 시니어 에디터인 윌 나이트는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기록이 우리 일터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지 한 가지 예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식으로 일을 하고, 아마도 일하는 방법에는 '옳은 방법'이 여럿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알고리즘이 노동자들이 보낸 메일의 숫자를 가지고 생산성을 추적한다면 그저 메일을 많이 보낸 이가 더 생산적인 노동자처럼 보이겠죠. 다른 이들이 (다른 방법으로) 동일한 성과를 내더라도 말이죠."

생산성을 판단할 때 상대적 기준이 쓰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존의 사례가 이를 보여주는 단초다. 더 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의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변하는 생산성 기준을 사용한다. 

"아마존은 노동자들이 교육을 받아가며 목표를 달성하고, 오직 75% 이상의 노동자들이 목표를 달성했을 때만 목표율이 변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스테이시 미첼은 "창고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아마존의 생산성 목표를 달성하면 목표는 다시 올라간다. 그러면 노동자들은 새 목표를 충족시키려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요약했다.

결국 목표를 따라잡지 못한 사람들은 해고될 위기에 처한다. 스테이시는 "하위권으로 쳐져서 실직하지 않으려는 미친 경쟁"이라고 덧붙였다. 

"1년 전에는 당신의 다른 노동자들보다 생산성이 좋은 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절대적 생산성은 중요하지 않죠."

데이비드 디 수자는 고용이나 해고와 같은 절차에 과연 자동화가 필요한지 기업들이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과정이나 절차가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것이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그게 낫다는 의미도 아니고요.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존중을 받기를 원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상호작용이 한 줌의 코딩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듭니다."

이브라힘 다이알로는 지난 2018년에 직장에서 관리자가 아닌 기계에 해고를 당했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상사는 당황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저는 해고됐습니다. 바로 위 상사는 물론, 더 높은 직급에 있는 상사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내가 짐을 싸서 회사를 나올 때 그저 무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다이알로의 바람은 자신의 사례가 너무 많이 자동화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화로 인해 노동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데이비드 디 수자는 "기술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처지에서 볼 때, 인류가 수백 년이나 퇴보하는 것이라 지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동은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조직은 노동자들을 함부로 대하면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재정 측면에서도 영향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는 노동자 입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이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발적으로 퇴직해 반대의 뜻을 전하고 의식 있는 커리어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05.18.2019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