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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를 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축구선수로 박지성 선수가 있습니다. 영국 명문 축구팀에서 활약하며 한국축구를 유럽에 알린 선수였는데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애가 무릎관절이었습니다. 연골이 닳았기 때문에 뼈와 뼈가 부딪혀 통증을 느끼게 되는 무릎관절은 나이가 들면 많은 사람들이 당하는 고통 중의 하나입니다.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해 주는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 코오롱생명과학이 연골을 재생시켜 관절염에서부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마침내 세계최초로 골관절염 유전자 세포치료제인 ‘인보사’로 2017년 6월 제품허가를 받았습니다. 언론에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인보사라는 약은 두 개의 주사제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하나는 연골세포를 포함하고 있는 주사이고, 다른 하나는 연골세포와 그 연골세포의 성장을 돕는 성분이 들어있는 주사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번째 주사제에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발견이 된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HEK293으로 불리는 세포입니다. HEK(Human Embryo Kidney) 세포는 1973년도 네덜란드에서 낙태한 아기의 신장에서 뽑아낸 세포로 무한증식이 가능한 세포, 곧 암세포이기 때문에 연구 및 실험용으로만 사용합니다. 그런 세포가 인보사라는 주사제를 통해 사람 몸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 세포를 쥐에 투여했을 때 암이 생겼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약을 주사 맞은 사람들이 3,700여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앞으로 적어도 10-15여년 정도 암세포가 유발되는지 여부를 추적 받아야 한다고 하니 마음 놓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런 약품을 식약처에서 허가를 해 주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신장세포가 포함되지 않은 것처럼 보고를 했을까요? 코오롱 측에서는 ‘실수’라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문제가 되는 약품임을 알았음에도 빨리 보고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이 되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일로 인해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이 두 달 전보다 75%, 인보사를 직접 제작한 코오롱티슈진 주식은 81% 추락했습니다. 거짓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그 정보로 인해 손실을 입은 주식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보건복지부 측에서도 연구비로 보조했던 82억원을 환수하겠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조사하겠지만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조작인지에 따라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 제품이 초기검사에서는 제품허가가 되지 못했는데 이후 2달 뒤 위원회 멤버들이 바뀌면서 식약처가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식약처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주었고 그 정보에 근거해 허가를 해주었으니 근본적인 책임은 제조사 측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국민들의 여론은 식약처가 해야 할 일이 제공된 자료가 제대로 된 올바른 자료인지의 여부를 검증하고 판단하는 것인데 그 임무 자체를 책임 있게 하지 못했다고 질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식약처(FDA)를 돌아봅시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신규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3가지 임상시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제1단계에서 신청된 물질의 63.2%가 통과되고 2단계에서는 30.7%, 그리고 최종 3단계까지 다 통과한 물질은 전체 신청수의 9.6%에 불과한 것으로 통계자료가 말합니다. FDA를 통과한 물질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쉽게 받아주기 때문에 미국 FDA 허가는 곧 세계적인 판매허가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미국 FDA는 가장 험난한 그러나 넘기만 한다면 가장 자부심과 자신감을 부여해 주는 기관입니다. 미국 FDA가 세계적인 지위를 갖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익을 넘어 인간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존중할 뿐만 아니라 그 모든 처리과정에서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줄기세포 연구 논문조작으로 한국 사회를 술렁이게 했던 황우석 사태를 경험했음에도 여전히 사람의 생명을 돈과 권력으로 적당하게 맞바꾸려는 어두운 움직임이 우리 시대를 아프게 합니다. 이 어두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교회가 혹시라도 빛이 아닌 더 큰 어두움으로 세상을 이끌지 않았는지 돌아보며 주님의 몸인 교회가 더 밝은 빛으로 채워지고 넘쳐나기를 기도합니다.

pastor.eun@gmail.com

06.0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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