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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빗장 풀린 지구촌

퓨리서치, 최근 에콰도르 동성결혼 합법화에 따른 지구촌 현황 보도

동성결혼 합법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최근 에콰도르가 포함되면서 현재 30개국에서 허용하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에콰도르는 중남미에서 5번째, 세계에서 30번째로 동성결혼을 인정한 국가가 됐다(A global snapshot of same-sex marriage). 

결혼할 권리를 청원한 두 쌍의 동성커플과 정부 사이의 오랜 법적 공방전 끝에 나온 이 결정은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에콰도르에서 하나의 분수령을 이뤘다. 에콰도르 헌법재판소는 비공개 심리에서 재판관 9명 중 5명의 찬성으로 동성커플의 결혼권리를 인정하고 국회에 ‘결혼평등법’ 제정을 명령했다. 그 판결 후 원고 중 한 명인 에프라인 소리아는 AP통신에 즉시 결혼식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소리아와 그의 파트너는 2012년 이래 ‘시민결합(civil union)’ 상태였다. 에콰도르에서 2009년 도입된 ‘시민결합’은 동성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거의 같은 권리를 부여하지만 공동입양은 금지한다.

에콰도르 헌재의 판결은 올해 초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대만과 오스트리아의 선례를 따랐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17년 12월 헌법재판소가 동성결혼 금지법을 폐지하면서 지난 1월 1일부터 동성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그전까지는 동성커플을 결혼한 부부보다 훨씬 적은 권리를 부여받는 ‘등록된 동반자(registered partnership)’로만 인정했다. 니콜레 코파우니크와 다니엘라 파이에르가 오스트리아에서 최초로 결혼한 동성커플이었다. 그들은 2019년 새해 0시가 지나자마자 남부 도시 펠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대만은 지난 5월 아시아 최초로 동성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대만 입법원(국회)은 지난 5월 17일 표결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만의 동성 커플들은 앞으로 혼인 등기를 할 수 있으며, 이성 부부와 같이 자녀양육권, 세금·보험 등과 관련한 권리도 갖는다. 

대만 최고법원은 2017년 5월 결혼을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결합’으로 규정한, 다시 말해 동성결혼을 금지한 민법의 혼인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하고 2년 내 관련법을 수정 또는 제정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만은 지난해 11월 국민투표에서 민법 외 다른 방식으로 동성 간의 공동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항목을 통과시켰고, 행정원은 지난 2월 동성결혼 특별법 제정안을 정부 입법으로 마련했다. 

성소수자 단체 아웃라이트 액션 인터내셔널의 제시카 스턴 사무총장은 대만 입법원이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한 것을 이렇게 평가했다. 

“대만 입법원은 성별을 불문하고 사랑은 사랑임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파트너가 동성이든 이성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관계를 공식화하고 그에 따른 국가의 보호혜택을 누리고 싶어 하는 모두가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법을 마련했다.”

이 세 국가는 결혼의 자유를 인정한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이다. 지난 20년 동안 30개국(대부분 유럽과 남·북미에 속한다)이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거나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법원의 판결을 따르기로 했다. 

네덜란드가 2001년 동성결혼을 가장 먼저 합법화했다. 그다음 2003년 벨기에, 2005년 스페인·캐나다가 그 뒤를 이었다. 중남미에선 2010년 아르헨티나가 가장 먼저 동성결혼을 인정했다.

2015년 미국 대법원은 ‘오버거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dges)’ 재판에서 동성결혼 금지가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며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에 따라 50개 주 전부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이 판결을 두고 “미국의 승리”라며 “미국은 이번 결정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결정은 대다수 미국인이 마음속으로 믿고 있던 바를 확인했다. 모든 미국인이 동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가 모두 더 자유로워진다.”

 

이성간 결혼은 인구증가, 사회 안정 등 긍정적 영향의 보호 대상

근친결혼, 일부다처제 등도 인권, 행복추구권 등 이유로 못 막아

 

캐나다 맥길대학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적대적인 편견은 매사추세츠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최초의 주가 된 2004년부터 오버 거펠 판결이 나온 2015년 사이에 크게 줄었다. 전반적인 동성애 혐오증은 감소 추세였지만 여러 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자 그 지역을 중심으로 편견이 급격히 약화됐다.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동성결혼 합법판결을 내리면서 동성애 반대 정서는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맥길대학의 에릭 헤만 교수는 “민주 정부는 법 제정으로 국민의 태도 변화를 이끌거나 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이 편견의 변화를 일으킨 증거는 확실하다. 하지만 그 효과는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버뮤다(영국령)는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다가 이를 번복한 세계 최초의 사례를 남겼다. 버뮤다 대법원은 2017년 5월 동성결혼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이른바 ‘결혼평등’ 판결을 내렸지만 이후 국민투표 결과 국민 대다수가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자 9개월만인 지난해 2월 버뮤다 의회는 동성결혼을 ‘동거관계(domestic partnership)’로 대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곧 항소가 이뤄졌고 지난해 6월 법원은 “동성결혼을 믿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결혼개념을 지지하거나 부활시키는 것은 차별 행위”라며 새 법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는 그 판결에 다시 항소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케이맨 제도(영국령)는 오랜 법정 투쟁 끝에 올해 초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그곳 대법원은 지난 3월 동성커플의 결혼금지는 위헌이라며 동성결혼을 제한하는 법의 일부를 수정하도록 명했다. 이 판결은 케이맨 제도에 결혼 평등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앵귈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몬세라트, 터크스케이커스 제도 등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다른 해외 영국령에도 선례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재 세계 대다수 지역이 동성결혼을 금한다.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한 나라도 70개국이 넘는다. 중부·동부 유럽에선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나라가 하나도 없다. 서유럽에서도 이탈리아·스위스·그리스는 완전한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54개국 중에서 남아공만이 동성커플의 합법적인 결혼권리를 인정한다.

그 이유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확산되는 과정 중 청소년층에서 성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동성애 관련 컨텐츠의 영향을 통해 그 영향이 미치는 청소년 수도 증가하고 있다. 동성애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그 성적 가치관을 자리매김하는데 되레 방해가 될 확률이 높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결국 이성간의 결혼은 사회의 암묵적인 약속이므로 어겨서는 안 된다. 국가적으로 볼 때 이성간의 결혼은 인구의 증가, 사회의 안정 등 긍정적 영향을 위해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동성결혼의 확산이나 인정은 결코 바람직한 부분이 될 수 없다. 

만약 그러한 예외를 두게 된다면 결혼에 대한 기준이 사라지고, 이에 따라 근친결혼이나 일부다처제 등의 결혼도 인권, 행복추구권 등을 이유로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08.0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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