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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낙태권 축소, 아직 민심반영 아니다!

RNS, PRRI 설문결과 통해 낙태금지법 정치 연계 분석

미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낙태 논란은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 판결 지키기 vs 뒤집기 싸움이다. ‘로 대 웨이드’는 1973년 미 연방대법원이 최초로 여성의 임신 중절을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판결로, 대법원은 낙태를 처벌하는 것이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낙태권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순 없었지만 중절클리닉에 지원하는 예산을 깎고, 보수적인 대법관을 임명하는 일은 가능했다. 

특히 전통적 공화당 우세 지역에선 트럼프 당선 전부터 이 같은 보수화가 '중절클리닉 감소'로 나타났다. 2012년 41곳에 달하던 텍사스주(인구 2900만)의 중절클리닉은 7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다. 진보 성향의 캘리포니아(인구 4000만)에 150곳이 넘는 중절클리닉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미주리, 켄터키, 미시시피 등 그 외 7개 공화당 우세 주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중절클리닉이 줄어 각각 한 곳만 남아있다.  

또 조지아와 텍사스 등 11개 주에서 초음파로 태아의 심장 박동을 확인할 수 있는 6주 이후부터 낙태를 금지하도록 한 ‘태아심장박동법’을 채택했거나 논의 중이다. 

그런데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The State of Abortion and Contraception Attitudes in All 50 States), 미국의 어떤 주에서도 모든 낙태가 불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공공종교연구소(PRRI; 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는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4만2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Survey: Less than 25% in any US state approves total ban on abortion).

설문 결과에 따르면, 심지어 사실상 예외 없이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된 앨라배마주나 미주리주조차도 낙태가 항상 불법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5분의 1도 안 된다. 앨라배마주 주민의 16%, 미주리주 주민의 19%만이 그러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초기낙태금지법은 앨라배마주와 미주리주에서 법정공방이 오가고 있다.

PRRI 대표(Robert P. Jones)는 “이러한 결과는 초기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킨 공화당이 주도하는 입법부가 국민뿐만 아니라 주민이나 당원과도 접촉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주에서도 낙태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PRRI에 따르면, 모든 낙태가 불법이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2014년 16%에서 2018년 15%로 감소했다. 그리고 모든 낙태가 합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014년 21%에서 2018년 23%로 증가했다. 

전체 22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가 합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 미만이었다. 이들 중 12개 주에서 대다수는 낙태가 불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PRRI 연구진은 조사에 응한 미국인의 4분의 3 이상이 지난 5년 동안 낙태에 대한 의견이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종교별로는 히스패닉인 개신교 신자(21%)와 천주교 신자(16%)가 낙태에 대해 더 반대한다. 반대로 불교 신자(18%)와 뉴에이지운동 지지자(18%)는 낙태에 대해 더 지지하다. 

보수적인 종교단체의 회원들은 대부분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는 65%, 여호와의증인은 68%, 몰몬교는 66%, 히스패닉 개신교 신자는 58%였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개신교단체의 대다수는 대부분의 낙태가 합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백인 주류 개신교 신자는 59%, 흑인 개신교 신자는 56%였다. 

천주교 신자는 거의 동등하게 나뉜다. 대부분의 낙태를 합법화하는데 찬성하는 사람과 불법화하는데 찬성하는 사람 모두 10명 중 4명 수준이었다(각각 40%).

미국인의 21%는 정치 후보자의 낙태에 대한 관점이 협상을 결렬시키는 쟁점(deal-breaker)이라고 말한다. 합법적인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27%)은 본인의 견해와 같은 후보에게만 표를 주겠다고 답했다. 히스패닉계 개신교 신자,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 유대계 미국인의 10명 중 3명은 낙태에 대한 견해가 본인과 같은 후보자에게만 표를 주겠다고 말한다.

 

08.3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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