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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온난화 재앙까지 ‘설상가상’

WP, 코로나와 싸우느라 놓치고 있는 4가지 지구적 재앙 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 덕분에 악명 높은 인도 뭄바이의 스모그가 사라지고, 이탈리아 베네치아 운하의 수질이 물고기 떼가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역설적인 지구 환경의 변화에 대해 전 세계 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한 내용이다. 이를 놓고 훼손된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지구의 자정작용이 일어났다는 등의 배경 분석이 뒤따랐다. 그런데 상식처럼 자리 잡은 이런 인식을 한순간에 뒤집는 발표가 나왔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5월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평균농도가 417.1ppm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수치는 인류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난해 5월에 기록된 414.7ppm마저 웃도는 수치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1년 중 통상 5월에 농도가 가장 높다. 북반구에 여름이 시작돼 식물이 울창하게 자라나면 온실가스를 흡수해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멈추자 온실가스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지금까지 각국 정부와 기관들의 일관된 발표였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은 인간의 배출활동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양과 지표면의 작용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Carbon dioxide levels hit highest mark in human history). 이 같은 유례없는 이산화탄소 농도의 고공행진으로 촉발된 지구 온난화의 재앙은 세계 각지에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의 대확산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코페루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가 관측한 6월 25일 시베리아 지역 온도

 

1. 펄펄 끓는 시베리아

 

대표적인 재앙은 북극해를 둘러싼 차가운 대륙 시베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꼽히는 시베리아의 북위 67.5도에 위치한 베르호얀스크에서 지난 6월 20일 최고기온이 무려 섭씨 38도를 찍었다. 이즈음 시베리아 평균기온보다 17도나 높은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소셜미디어에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뜨겁게 달궈진 대기가 시베리아에 가져온 재앙은 산불이다. 따뜻한 날씨로 시베리아의 눈과 얼음이 평소보다 빨리 녹고, 이로 인해 바싹 마른 식물과 토양에 산불이 쉽게 번지기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항공산림보호청은 소방대가 출동할 수 없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현재 115만 헥타르가 불타고 있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5배나 많은 규모다.

자연 발화된 산불은 겨울이 와서 기온이 떨어지면 저절로 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난겨울에는 불씨가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살아남았다가 기온이 올라가자 재발화 되는 현상이 목격됐다. 과학자들이 ‘좀비 불꽃’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러시아 기상청은 지난겨울 시베리아의 기온이 기상관측이 시작된 130년 전 이래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산불로 데워진 대기가 눈과 얼음을 더욱 빨리 녹이고 건조해진 환경이 산불 발생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이 동토의 땅 시베리아에서 지금 목도되고 있는 현실이다.

 

2. 인도양 주변 대륙에 창궐한 ‘메뚜기 떼’

 

또 다른 재앙은 지구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창궐한 메뚜기 떼다. 케냐와 예멘 등 동아프리카에는 70년 만에 최악의 메뚜기 떼가 엄습해 농작물 등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도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비상이 걸렸다. 메뚜기 떼는 지난 주말 수도 뉴델리의 위성도시 구루그람까지 덮쳤다. 인도 당국은 주민들에게 외출자제령을 내렸고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메뚜기 떼 사진과 영상이 연일 소셜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

메뚜기 떼는 5월에도 인도 서북부 지역을 휩쓸면서 27년 만에 최악의 피해를 안겼다.

과학자들은 메뚜기 떼의 창궐이 인도양의 바다온도가 높아진 데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인도양 상공의 대기온도가 높아져 주변대륙에 사이클론과 폭우를 몰고 오고 그 결과 메뚜기 떼가 번식하기 좋은 다습하고 비옥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메뚜기 떼 역시 결국 지구 온난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메뚜기 떼는 옥수수와 사탕수수 등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면서 발생 지역을 초토화시킨다. 때문에 메뚜기 떼의 급증은 지속되고 있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의 식량부족과 기근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

 

3. 북중미 강타한 ‘고질라 먼지구름’

 

북중미 대륙에도 온난화의 재앙이 찾아들었다.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서 발원한 거대한 먼지 구름이 지난주 대서양을 가로질러 카리브해 나라들과 멕시코, 미국 남부까지 뒤덮었다.

‘고질라 먼지구름’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대한 먼지층이 도착한 나라들마다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호흡기 질환자들이 속출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먼지 구름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이다.

이 같은 올해 북중미의 이례적인 먼지 구름 역시 지구 온난화로 북아프리카 지역에 가뭄이 심화된 결과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4. 활활 타오르는 아마존 열대우림

 

브라질이 마주하고 있는 재앙은 앞선 사례들과는 조금 다르다. 온실가스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는 보루 역할을 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강의 열대우림 60%가 브라질에 있다. 그런데 불법 벌목업자와 농장주들이 삼림에 일부러 불을 질러 경작지를 넓히고 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이들을 단속하기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 일대에 군대까지 배치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브라질에서 불법 방화행위를 단속할 여력이 없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인류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펄펄 끓는 러시아 시베리아, 수십 년 만에 최대 메뚜기 떼의 습격을 받은 인도, 광대한 먼지 구름에 갇힌 미국, 속수무책으로 산불이 번지는 브라질. 환경 재앙에 직면한 이들 나라는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들이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 코로나19 대응에 몰두하느라 이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는 전 지구적인 환경재앙이 눈앞에 닥친 줄도 모른 채 손 쓸 틈도 없이 인류가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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