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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호자 vs. 품위있는 통합가

미 언론,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 취재 통해 ‘2020년 대통령선거 공약

민주, 공화 양당은 전당대회를 마침으로 이제 두 달 후 치러질 ‘2020년 대통령선거 총력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후보로 내세워 현 트럼프 대통령과는 철저하게 다른 전략으로 백악관 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인간적 “품위”를 앞세워 “통합가”로서 미국사회를 재정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반면 집권 2기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 행정부 정책과 상당수 맞물려있는 공약들을 발표했다. 바로 “미국의 수호자”로서 좌파 세력의 위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미국의 가치와 정신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대선후보 수락연설 메시지를 전했다.

양당의 전당대회 분위기를 살펴보면서 두 후보의 대선 경쟁 레이스를 조명해본다.

 

 

민주당 조 바이든  

 

미셸 오바마도 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말했다. 공화당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도 말했다. 나흘 동안 진행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선 인물들은 반복해서 똑같은 형용사로 조 바이든을 묘사했다. 바로 ”품위 있는(decent)”이라는 단어다.

원격으로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빅텐트‘의 이미지를 그려내기 위해 전력을 쏟았다. 즉 진보주의자, 리버럴, 중도 성향의 공화당원, 트럼프에게서 이탈한 유권자 등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약속 아래 뭉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나은 인간’이라는 약속 말이다.

″(후보자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품성이 투표용지에 올라 있습니다. 연민이 올라있습니다. 품위, 과학, 민주주의. 그 모든 것들이 투표용지에 올라 있습니다.” 바이든이 지난 달 20일 밤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말했다. “어떤 쪽을 선택할지 이보다 더 분명할 수는 없습니다. 수식어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팩트만 가지고 현 대통령을 평가해봅시다.”

그처럼 다양한 유권자들의 연합체를 모두 단합하게 만들 정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내용은 보기 힘들었던 이유다. 바이든의 건강보험 정책이나 화석연료 산업 지원금 폐지 입장 철회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거나 없다시피 했다.

그 대신 나흘 동안 이어진 전당대회 내내 집중적으로 거론된 건 바로 바이든의 성품이었다. 그는 손주들에게 매일 전화를 거는 할아버지라고 바이든의 손녀는 말했다. 의회 직원의 할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느라 TV 인터뷰 약속에 늦은 일화도 소개됐다.

아마도 나흘간의 전당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은 뉴햄프셔에 사는 브레이든 해링턴의 연설이었을 것이다. 말을 더듬는 이 13세 소년은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든이 자신의 연설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어린이입니다.” 해링턴이 말했다. ”짧은 시간 동안 조 바이든은 저를 평생 동안 괴롭혔던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자신감을 심어줬습니다. 조 바이든은 저를 보살폈습니다. 그가 우리 모두를 위해 어떤 일을 할지 한 번 상상해보세요.”

″저에게 대통령직을 맡겨주시면 저는 우리의 가장 나쁜 면모가 아니라 가장 좋은 면모에 의지할 것입니다. 저는 어둠이 아니라 빛의 동맹이 될 것입니다.” 바이든이 수락연설에서 한 말이다.

바이든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늘 자신의 성품을 강조해왔다. 그는 ”미국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호소했고, 그의 공손한 태도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유권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이든은 또한 인프라 재건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재원은 트럼프의 부유층 및 대기업 감세 철회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이민개혁, 총기규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바이든이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많은 이해심과 연민을 가지고 있는지, 종교적(가톨릭) 신념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경험이 어떻게 그의 삶과 당을 초월하는 의정활동 스타일을 형성하게 됐는지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언급됐다.

″조 바이든을 통해 우리는 연민을 느낄 줄 알고, 정직하고, 품위있는 인간을 (지도자로) 갖게 되는 것입니다.”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다른 여섯 명의 후보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말했다. ”미국 역사에서 바로 이 순간이야말로 이 나라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들입니다.”

바이든이 구체적인 정책을 언급한 한 분야는 바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계획이었다. 그는 신속하고 믿을 수 있는 검사를 도입하고, 필수 의료장비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공중보건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학교 문을 다시 열 수 있도록 하고 모든 미국인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대통령은 이 나라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는 미국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바이든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국민 여러분,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한편 백악관을 배경으로 마련된 거대한 무대에 오른 트럼프는 지난 4년 동안 자신이 이뤄낸 성과들을 자랑했고, 자신이 ‘미국의 꿈’을 지켜낼 유일한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https://www.donaldjtrump.com/media/trump-campaign-announces-president-trumps-2nd-term-agenda-fighting-for-you/에 가면 집권 2기 공약들을 다 볼 수 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거리는 무법과 폭력으로 뒤덮이고, 미국인들의 헌법적 자유와 권리가 침해되며, 그동안 미국이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가”가 이뤄낸 모든 업적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트럼프는 주장했다.

그는 ‘불법외국인’들을 막겠다고 약속했고, 총기소유권리를 보호하고 낙태를 저지하겠다고 약속했고, 해외로 빠져나갔던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세금을 낮추고 화석연료 규제완화를 통해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약속도 빠지지 않았다.

그 무엇보다, 미국이 ”급진적인 민주당”의 손에서 ”사회주의”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자신을 미국의 수호자로 내세운 것이다.

″우리가 이룩한 모든 것들이 지금 위험에 처했습니다.” 트럼프가 선언했다. “이 선거는 우리가 미국의 삶의 방식을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완전히 뒤흔들고 파괴할 급진적인 운동을 허용할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이뤄낸 성공은 정치적 아웃사이더를 원하는 ‘보통사람들’ 덕분이었다고 말했고, 자신이 그동안 워싱턴 정치권의 엘리트 정치인들과 싸워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이전의 삶, 좋은 삶이었습니다만 이전의 삶을 떠났던 그 순간부터 저는 오직 여러분들을 위해 싸웠습니다.” 트럼프의 말이다. “저는 정치 기득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절대 용서하지 못할 일들을 해냈습니다. 바로 워싱턴 정치의 기본적인 규칙을 깨어가면서 제가 했던 약속들을 지켜낸 것입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난지원금, ”가장 빠른 (경제)회복 속도”, ”이 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인 신규 일자리수 등을 자신의 성과로 내세웠다. “최대한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과학과 팩트,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는 최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과잉총격 사건으로 인한 시위를 언급하며 자신을 ”법과 질서”의 수호자로 묘사했다. ”경찰의 잘못된 행위가 있으면 사법체계가 잘못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철저하고 완전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을 결코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폭도들이 (거리를) 지배하도록 놓아두어서는 안 됩니다.”

바이든이 자신을 ‘공감능력 없는 인물’로 묘사한 것에 대응하듯 트럼프는 ”미시간, 오하이오, 뉴햄프셔, 펜실베이니아의 해고된 노동자들은 조 바이든의 공허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일자리를 되찾아오고 싶어한다”고도 했다. 모두 경합주로 분류되는 지역들이다.

″조 바이든은 미국 정신의 구원자가 아닙니다. 그는 미국 일자리의 파괴자입니다. 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미국적 위대함의 파괴자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는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미 전국단위 및 경합주의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4년 전의 뼈아픈 예측 실패 탓인지 선거전문가들은 확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데 극도로 신중한 분위기다. 간접선거의 특성상 득표율과는 다른 선거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데다 바이든 후보의 빈약한 TV토론 실력,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뒤늦게 뛰어든 선거전략가 로저 스톤의 흑색선전, 여론조사에서는 침묵하던 ‘샤이 트럼프 유권자(shy Trump Voters: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본심을 말하지 않는 진보주의적 정책들을 좋아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선택 등도 선거판의 변수로 남아있다.

 

09.0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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