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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2021년...적어도 희망의 빛 보인다!

이코노미스트, 불확실하고 위험 크지만 통제할 수 있는 ‘기회의 해’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역습에 2020년은 인류 역사상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첫 환자가 보고된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11개월 만에 코로나19 전 세계 누적확진자수는 60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각국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1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경제는 세계 대공황 이래 가장 심한 경기 위축을 겪었다. 비즈니스 업계에 재택근무, 인원 감축, 디지털화 등 혁신의 바람이 몰아쳤다.

2021년은 이런 변화의 결과가 드러나 코로나 사태 후 위기가 아닌 변화와 기회로 삼을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시험대의 해'이자, 사회 불평등, 금융 불균형, 기후 변화, 핵 테러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전환점의 해'가 될 것이다. 또 2021년은 예정됐다가 미뤄진 여러 행사들을 다시 치르는 등 올해의 반복 같은 '데자뷔의 해'도 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이 모든 면에서 불확실하고 위험이 크지만 코로나 전 세계 대유행을 통제할 수 있는 모험의 기로에 있는 해라는 점에서 '기회의 해'가 되리라 기대한다(After the crisis, opportunity: What forces will shape the post-covid, post-Trump world?).

 

코로나19는 세계 경제만 망친 것이 아니다. 현대 세계를 구성한 3가지 힘의 궤적을 바꿔놓았다. 세계화의 흐름을 거꾸로 돌렸다. 디지털 혁명은 급속히 빨라졌다.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경쟁이 격화됐다. 

동시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오늘날의 가장 큰 사회적, 경제적 문제 중 하나인 불평등이 확대됐다. 그리고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사회에 미치는 피해가 큰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대가를 뼈저리게 체감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를 덮칠 것이 확실하면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되는 재난인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초에는 이런 변화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재유행이 이어지면서 각국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이다. 새해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겠지만 백신을 대규모로 보급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2021년이 지나가면서 백신이 대중화될 것이고, 그제야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이미 일어났는지 목격하게 된다.

특히 서구사회가 더 크게 변한다. 코로나 유행을 거치면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원격근무부터 온라인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평소에 수년간에 나타났을 변화가 수개월 만에 일어났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무엇을 사고, 어디서 일하는지를 짧은 기간에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창조적 파괴가 휩쓸고 간 자리의 승자는 대유행을 거치며 이익이 급증한 빅테크 기업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디지털 전환에 투자할 많은 자금을 보유한 대기업들도 대표적 수혜자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를 거친 대도시들은 크게 변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 여행 및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상품과 자본의 세계화는 계속되겠지만 사람의 이동은 줄어들 것이다. 가장 엄격하게 국경을 폐쇄한 나라들이 아시아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았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준다. 국경폐쇄와 자가격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숫자가 줄어든 이후에도 상당 기간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여행이 재개되더라도, 이민은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는 부유한 국가로 이주한 노동자들의 송금에 의지해온 가난한 나라의 전망을 어둡게 할 뿐만 아니라 팬데믹의 피해를 더 심화시킬 것이다. 2021년 말까지 약1억5천만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 빠질 수 있다.

한편, 세계 무역은 긴장이 감도는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이뤄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중상주의는 꺾이겠지만 “관세맨(Tariff Man)” 트럼프 대통령이 퇴장한다 해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 수입품의 3분의 2에 부과한 관세는 물론이고, 중국 IT기업에 대한 제재도 이어질 것이다.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둘로 나뉜 디지털 세계와 글로벌 부품 공급망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경쟁만이 세계화를 분열시키는 요인은 아니다. 유럽과 인도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의약품을 포함한 주요 물품을 외국(종종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들은 정부가 보호해야 하는 “전략적 산업”의 범위를 더 넓히고 새롭게 정의된 전략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세계적 추세로 만들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분열하고 침체할 것이다.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는 가파른 경기회복을 달성하겠지만, 다른 지역은 상당 기간 침체기를 겪으면서 경제성장의 격차가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중국은 2020년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고, 2021년 중국의 성장률은 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의 회복속도보다 훨씬 빠른 성장이다. 또한, 중국은 서구의 경제권처럼 정부의 재정 적자와 엄청난 경기부양책에 기대어 경기를 회복시킨 것도 아니다. 경제적 성공은 물론 코로나바이러스를 조기에 극복한 중국은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승리를 자축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성공은 서구 경제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국은 불안정한 성장 속에서 새해를 시작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정부 지원으로 간신히 해고를 면한 사람들과 국가 보조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늘어나고, 오랜 침체기를 겪을 것이다. 대서양을 접한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심해진 불평등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면서 저숙련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고, 학교 교육이 혼란에 빠지면서 저소득층 자녀의 미래가 암울해졌다. 불평등이 사회적 분노와 갈등을 부채질하고, 미국은 여전히 분열된 국가의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서구가 큰 피해를 본 반면 중국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서구가 주도하는 세계 질서가 끝난다고 선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시기상조다. 중국의 백신 외교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존경보다는 두려움과 의심을 먼저 불러일으키는 국가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세계무대의 중심에 세우고 싶어 하지만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무시하고 거래 중심의 외교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을지 몰라도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았다. 

다시 말해, 미국은 여전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능력과 힘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휘하는 위치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정치경력 50년에 가까운 78세의 조 바이든이다. 주로 민주당 주류의 편에 서서 합의를 중시하는 온건파였던 조 바이든은 새 시대를 대담하게 열어젖히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떻게 생각하면 그 역할에 어울리는 사람일 수도 있다. 바이든의 정책기조는 진취적이다. “더 나은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필두로, 대담하지만 급진적이지 않은 시도를 보여준다. 미국의 신속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친환경 인프라, 녹색기술 개발에 대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이것을 단기적 경기 부양책과 묶어서 추진하려는 것이다.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고, 사회 보험을 개선하는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의 사회 계약 모델은 21세기 버전의 “진보의 시대(Progressive era)”를 떠오르게 한다.

외교 정책을 한번 살펴본다. 바이든은 기존의 국제 관계를 회복하고 미국의 가치와 국제적 역할을 복원할 것이다. 외교전문가이자, 본능적 다자주의자, 체계 구축의 달인인 바이든은 국제 사회에 미국의 복귀를 신속하게 알릴 것이다. 파리 기후협정에 재가입하고 세계보건기구에 복귀할 것이며 글로벌 백신 공급 기구인 코백스(COVAX)에 합류할 것이다. 나토(NATO)와 대서양 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선언하기 위해 유럽으로 빠르게 향할 것이다. 바이든은 미국 외교 정책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기치를 다시 높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인 탄압과 홍콩 억압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이슈인 대(對)중국 정책을 놓고 보면, 바이든은 그간의 방향성을 전면적으로 돌리기보다는 접근방식을 바꿀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정부도 여전히 신흥 강국인 중국의 위협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처럼 일방적인 관세 부과가 아니라, 중국에 대항하는 다자 연합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특히, 중국 IT 기업에 대한 유럽의 공동 대응을 유도하기 위한 대서양 그랜드 바겐 협상이 기대된다. 유럽이 미국의 대(對)중국 대응에 동참할 경우, 유럽이 우려하는 미국 테크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세금 회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국제 동맹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들을 중국에 대항하는 서구 동맹에 끌어들이는 시도다. 성공한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토대가 될 것이다.

분명히 기회는 있다. 바이든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찬스를 날려버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경우다. 바이든 정부가 효과적인 행동 없이 번지르르하고 온건한 말에만 치우치는 경우이다. 또는, 미래의 세계를 건설하는 것보다 과거의 세계를 회복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할지도 모른다. 기존의 일자리를 지키고, 경직된 다자 관계를 복원하는 데 몰두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공화당이 두려워하는 진보 정책의 난립이 아니다. 무대응, 소심함, 정체이다. 만약 그렇다면, 미국과 세계에 끔찍한 수치를 안길 것이다.

결국 코로나19 해결책을 찾는다고 인류의 평화가 찾아오진 않을 전망이다. 테러부터 북핵 위협 등, 세계엔 아직 미해결 과제가 많아서다.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방치됐던 위협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며 “2021년엔 이들이 또다시 창궐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이코노미스트의 결론은 이렇다. “2021년은 유난히도 불확실성이 지배할 한 해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다 우울한 것은 아니다. 현재를 정확히 직시하고 미래를 대비하면 우린 희망으로 절망을 바꿀 수 있다.”

01.0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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