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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코로나 기간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이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는 상황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과 고통의 연속적인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우선 경계를 해야 하며, 악수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백신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언제쯤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갈지 눈에 보이는 것은 없지만 계속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1.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막내아들 준탁이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마닐라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준탁이가 아파서 일주일만 예상하고 마닐라에 갔다가 113일 만에 6월 30일 잠보앙가 도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13일이 거의 격리생활이었는데 주님의 은혜로 잘 돌아왔습니다. 필리핀에서 25년째 살고 있는데 집으로 오는 길이 이번처럼 이렇게 힘든 경우는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해주셨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집으로 잘 돌아왔습니다. 

필리핀 안에서 아직까지 집으로 못 돌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일반 서민들은 이유 없이 갑자기 자주 취소되는 항공과 배 운항으로 황당하여 망연자실하는 것을 뉴스로 봅니다. 객지에 나가서 돈은 떨어지고 노숙자처럼 길거리에서 몇 달 동안 돌아갈 집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노숙자처럼 비가 내리면 비를 맞아야 하고 주머니에 돈은 없어 자원봉사 음식이 오기 전까진 다른 방법이 마땅히 없습니다.

항공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며, 항공 티켓을 구입하였다고 비행기를 바로 탈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동사무소에 가서 거주 확인서를 발급 받아야 하고, 병원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 이상 없다는 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여행 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공항에 가면 다시 병원 증명서와 여행 허가서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병원 증명서와 경찰서 여행 허가서를 준비하는데 4일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기도를 합니다. 이번에는 비행기가 꼭 운항할 수 있도록... 공항에 가서 보딩 수속을 밟을 때 준탁이 병원 증명서에 이상이 있다하며 여직원이 서류를 가지고 어디론가 가더니 한참 후에 왔는데 기도를 정말 간절하게 하였습니다. 준탁이가 못가면 우리 부부도 갈 수 없기에 그렇습니다. 다행히 허락을 해주어 겨우 비행기에 탔습니다. 잠보앙가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젠 정말 집으로 가는 구나... 잠보앙가 공항에 도착하였을 때 우리 부부와 준탁이는 비행기 앞자리에 앉아 일찍 내렸는데, 공항 입구에서 준탁이 병원 증명서에 양성이 나와 있다며 서류를 어디론가 가져가더니 한참 후에 와서 기다리라고 말하여 우리 가족은 공항에서 제일 늦게 까지 남았다가 집으로 간 것이 아니라 격리장소로 일단 옮겨졌습니다.

이상이 있었다면 비행기를 탈 수 없었는데 잠보앙가 도시는 더 강력하게 재제한다며 다시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격리 시설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하루만 있다가 집으로 갈 수 있다고 하더니 그 이후로는 무소식이었고, 격리 시설 장소는 호텔이 아니고 모텔이었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하여 유흥업계 사업이 안 되다 보니 잠보앙가 시와 모텔업소들이 계약을 하여 격리 장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검사를 하고 6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바로 나와서 집으로 가든지, 별도의 격리 장소로 가는데 필리핀은 모든 것이 열약하고 코로나 키트도 부족하고, 의료수준도 약해서 4일을 기다려 코로나 검사를 코로 하였고, 5일을 더 기다려 음성이 나와서 가족 모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에서 외국인이 코로나에 확진되어 병원에 입원하면 개인 부담이 되기에 우리 가족 3명 정도만 하여도 한국 돈으로 8천만 원 정도 지출이 되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가족 모두 음성이 나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우리 가족이 잠보앙가 도시 격리시설에서 8박9일 머무른 기간 동안 외국인으로 원칙적으로 비용을 지출할 경우 60만원입니다. 60만원이면 저희 학교의 선생 4명 한 달 월급입니다. 집 주인이 변호사인데 우리를 도와줘서 현지인과 동등하게 무료로 숙박처리와 병원비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올해는 우기철이 빨리 와서 마닐라에 있을 때 집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였습니다. 우기철 때마다 지붕에 올라가 지붕을 고치는데, 마닐라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비가 한 방울도 세지 않아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족이 마닐라에 있는 동안 큰 태풍 몇 개가 지나가서 집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였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우기 철이라 그런지 담장 옆에 풀들과 담쟁이 넝쿨들이 집 안으로 들어와 여기저기를 휘감고 있었고, 부엌문 옆으로 풀밭에서는 2미터 정도 되는 구렁이가 얼른 담을 넘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도둑고양이들이 집에 들어왔다 나갔다 하였고, 집 천장에는 쥐들이 빠르게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립니다. 쓰레기봉투를 걸어두면 밤늦게 이구아나가 와서 비닐을 찢으려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담장 옆의 공터에서는 우기 철이 연못이 생겨 밤새도록 두꺼비들이 소리를 내는데 정말 시끄럽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50년 된 나무 집으로 겉은 깨끗해보여도 나무 안에는 나무 벌레들이 많아 잠잘 때 여기저기에서 나무 갉아먹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려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동물의 왕국 같습니다. 8박9일은 격리장소에서 격리하였기에 집에서는 일주일만 격리생활하고,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여 그동안 밀렸던 청소와 서류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2. 현탁이는 한국에서 잘 있습니다.

현탁이는 6월 12일 마닐라에서 한국에 돌아가서 자가 격리를 경기도 파주에서 잘 마쳤고, 군대 가기 전까지 7월 26일까지 그곳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동안 현탁이가 머물 장소를 구하려고 여러모로 알아보던 중에 많이 힘들었는데 어느 권사님이 원룸을 제공해주셔서 잘 생활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기도제목 

1.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필리핀 전체가 혼란스러운데 속히 진정되어 모든 일이 일상적으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2. 새희망 학교에서 2020년 새 학기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외진 지역이라 온라인 수업을 못하는데 다른 방법을 잘 마련할 수 있도록)

3. 준탁이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회복되도록

오정윤/공윤자 선교사 

ohgongtak@hanmal.net

08.0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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