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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는 것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

은희곤 목사

뉴욕 참사랑교회

 

19세기 후반의 프랑스의 소설가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 '벨라미', '죽음처럼 강하다'와 같은 인생의 참된 가치를 일깨우는 소설들로 명성을 얻은 작가입니다. 그는 타고난 재능으로 쓰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커다란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습니다. 그의 삶은 누구나가 부러워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지중해에 요트가 있었고, 노르망디에 저택과 파리에는 호화 아파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행에도 많은 돈이 예금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1892년 1월 1일 아침,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정신병자가 된 그는 1년 동안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다가 43세를 일기로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그가 말년에 반복해서 했던 말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퍼온 글). 바라봅니다. 우리들이 무엇을 얼마나 더 갖고 있느냐가 진정한 만족과 행복의 조건은 아닙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한다 해도, 내 마음에 감사와 기쁨 그리고 만족과 행복이 없다면 결국 나는 모파상과 같이 모든 것을 가졌으나 아무 것도 갖지 못한 공허한 삶일 따름입니다. 그러나 정반대의 삶도 있습니다. 

영국 대부호 캐리에게는 ‘조지’와 ‘윌리암’이란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두 아들 모두 유명한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수재였으며 장래가 크게 촉망되어 가문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예상한 대로 형 '조지'는 돈도 많이 벌었고 국회의원까지 되어 부자로서 정치가로도 명성을 크게 떨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출세할 수 있는 좋은 조건들을 모두 마다하고 난데없이 인도의 선교사로 지망하였습니다. 온 가족이 놀라서 강력하게 만류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친구들은 '굴러 들어온 행운과 명예를 저버린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난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대영백과사전에 두 사람을 나란히 소개하고 있는데 '윌리엄 캐리'에 대해서는 무려 1페이지 반을 할애하여 그의 생애와 업적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으나, 조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윌리엄 케리의 형'이라고만 소개되어 있습니다. 

윌리엄 케리는 자신의 명예를 얻기 위해 선교사로 간 것이 아닙니다. 다만 부와 명성이 예약되어 있는 길보다 그리스도인으로 가치 있는 길을 선택했을 뿐이었습니다. 그에게는 그 길에 남들이 알지 못하는 은혜와 감격이 있었습니다. 한순간 부와 명성을 떨치며 사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만, 남들이 느끼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은혜와 감격을 가지고 찬란히 빛나는 삶을 사는 사람은 만나기 그리 흔치 않습니다. 바울은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샘솟듯 넘쳐 오르는 감격이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바울은 무명한 자, 죽은 자, 근심하는 자,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았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항상 기쁘고 부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주 안에서 모든 것을 가진 자였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은혜와 감격 때문에 사도 바울은 항상 감사와 기쁨으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6:9-10). 바울의 ‘부요의식’입니다. 바로 이 은혜와 감격 때문에 스데반은 돌에 맞아 죽으면서도 그의 얼굴이 천사처럼 환하게 빛날 수 있었고, 삭개오는 자기의 재산을 다 처분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고, 마리아는 자신이 소중히 여겼던 옥합을 아낌없이 주님을 위해 깨뜨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뉴욕은 벌써부터 폭염경보가 내려진 무더운 8월입니다. 누군가 8월은 ‘툭탁’의 달이라고 합니다. 조금만 툭 건드려도 팍하니 튀는 예민한 시기라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더믹 때문에 더 힘들고 민감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것이 다 있어도 아무 것도 없는 모파상의 공허한 삶이 아니라,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인 바울의 삶, 일상과 평상 속에 주시는 고난의 유익과 은혜와 감격으로 ‘주 안에서 부요의식’을 갖고 감사와 기쁨과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08.0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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