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탈리아 (앗달리아, 버가)
3월 첫째 날, 안탈리야 새벽 공기를 가르는 이슬람 사원의 기도 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튀르키예 안탈리야는 신약의 앗달리아입니다. 사도 바울과 바나바가 1차 선교 여행 중에 구브로에서 항해를 계속하여 도착한 항구입니다. 여기서 30분 거리 버가에서(사진) 마가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이 사건 때문에 2차 선교 여행을 계획하던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큰 다툼이 일어나 두 사도는 갈라섰습니다.
바울의 1차 선교 여행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곳에서(사도행전 13:13, 14:25) 중앙아시아, 러시아권 선교사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최근 발생한 대지진으로 고통하고 있는 이 땅을 위해 매시간 중보하며 하나님의 긍휼을 구했습니다. 1999년 북쪽 지방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에 기독교 기관의 구호활동이 국민들의 주목을 끌었던 것처럼, 이번 대재난도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기회가 되어 마침내 이 땅에 영적 부흥이 일어나기를 간구했습니다.
함께 하는 선교
재난 중에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중앙아시아 선교사님이 섬기시는 현지인 교회가 구호헌금을 모아 선교회 본부를 통해 전달했고, 남미 페루의 현지인 교회도 구호헌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교사님들이 세운 현지 교회들이 이제는 세계 선교의 파트너가 된 것입니다. 2천 년 전 바울 선교팀이 개척한 아시아, 마게도니아, 아가야의 교회들이 연합하여 기근을 당한 유대의 형제들을 구제했던 것처럼 오늘 마지막 선교 시대의 사도행전이 쓰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20:1-4, 고전 16:1-6, 고후 9:1-5)
SEED 선교회 역사 30년을 넘었습니다. 이제는 한인교회가 선교지의 교회와 파트너가 되어 남은 과업을 함께 완수할 때가 되었습니다. 한인 청년들과 선교지의 현지인 청년들이 함께 훈련 받아 미전도, 미접촉 종족 가운데 팀으로 사역하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지난달에도 중남미 선교사 모임은 중남미 청년 헌신자들을 위해 선교훈련학교를 열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기도는 선교입니다
18년째 K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은 사역보고를 하기 전에 어머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결단하고 선교에 헌신한 줄 알았는데, 어머니께서 새벽마다 세계 선교를 위해 기도하신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무학이시고 자신의 나이도 알지 못하실 만큼 가난한 집안에 출생하신 어머니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저를 선교사로 부르신 것입니다.“
오래전이지만 1991년 아르헨티나 선교사로 파송 받아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던 코스타리카에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그 시간, 저희 가족은 지진 현장에 있었습니다. 어린 두 자녀를 안고 환전소가 있는 맞은편 5층 건물로 들어가려고 길을 건너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 혼자 다녀올 테니 엄마와 함께 여기서 기다려요!”라고 말한 후 돌아서는 순간,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땅이 흔들리며 맞은편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길을 건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여보!“ ”아빠!” 아내와 아이들이 부르짖는 소리가 아득히 들렸지만, 저는 무너지는 건물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왜 내가 마음을 바꾸었을까?’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네가 바꾼 게 아니라, 내가 바꾸었다. 너는 언어 배우느라 스트레스받아 기도 생활도 못 하고 있지 않느냐, 그렇지만 내가 성도들의 기도 때문에 네 마음을 바꾸어 주었단다!”
성경적인 선교 전략도 필요하지만, 기도가 중요합니다. 선교는 영적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기도를 통해 선교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의 사랑에 다시금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기도 요청]
1. 튀르키예/시리아 대재난 지역에 교회가 연합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나눔으로 그 땅에 영적 부흥이 일어나게 하소서
2. 한인 청년과 다민족 청년들이 함께 헌신하여 다음 세대 선교를 준비하게 하소서
3. 5월까지 이어지는 지역 모임들을 통해 선교사님들이 사랑으로 하나 되어 지역마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선교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4. 모세와 사라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배우자를 만나 선교하는 가정을 이루게 하소서
5. 아내의 Journey with Jesus 애니메이션 2편 제작이 잘 마무리 되게 하소서
6. 48개국 선교사 가정을 돌아보는 2년 심방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경비를 채워 주소서
박신욱 유혜숙 선교사
04.0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