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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의 경건생활 (The Piety of John Calvin)

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제일교회)
이윤석 목사

칼빈의 경건: 그리스도인의 경건한 삶에 관한 글들

 

V. 그리스도인의 경건의 삶

 

1. 그리스도인의 삶의 동기들

2.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한 규범

 

3) 셋째로 자기를 부인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다

 

(1) 이웃에 대한 우리 자신의 악덕들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부인하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이웃을 위한 일이며, 또 주로 하나님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웃을 우리 자신들보다 더 좋아하고 신실한 태도와 겸손함으로 그들의 선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라고 명령한다(빌 2:3; 롬 12:10). 그런데 우리가 우리의 자연적인 감정을 비우지 않으면 이 명령들을 지킬 수가 없다.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에 너무 집착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우리 자신을 더 높여야 하며, 우리 자신과 비교해 모든 다른 사람들을 멸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랑해도 좋은 어떤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계기로 삼아 우리 마음은 교만해질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교만으로 마음이 부풀어 있다. 우리 안에 온갖 추악한 악덕들이 가득차 있는데 우리는 그 악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것들이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며 심지어 그것들을 덕목이라고까지 여기게 된다. 우리 안에 어떤 하나님의 선물이 있다는 사실이 별견되기만 하면 우리는 즉시 그것들을 우리 자신들 안에서 높이고, 마침내 그것을 찬양하는 자리까지 나아가고 만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악덕들이 드러나면 그것이 심각한 악덕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악덕들에 복종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보여주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그것들을 은폐하거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슬쩍 넘겨버린다. 대신에 만일 우리가 이웃으로부터 어떤 허물을 찾아내게 되면, 그 허물을 경각심을 가지고 지적해주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부풀려서 말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들은 아주 무례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누르고 올라서려고 하며 나보다 열등한 자들을 예외 없이 무시한다. 가난한 자는 부자에게 복종해야 하며, 종은 주인에게, 교육받지 못한 자는 교육받은 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속에서 자기 자신이 모든 다른 이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2) 자신을 사랑하고 높이는 치명적인 것들이 여전히 우리 자신 속에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아첨하면서 자기 마음속에서 하나의 왕국을 만들어간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 사용되어야 할 것들을 자기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성품과 도덕을 비난한다. 혹시 다툼이라도 생기면 그때에 마음속에서 도사린 독이 그대로 터져 나온다.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잘되어 갈 때는 상냥하고 온전하듯이 보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러나 불쾌한 일을 당했을 때도 계속해서 상냥함과 온전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다. 이런 자기 사랑의 질병을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뿌리 뽑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우리가 성경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선물들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교만하다면 그는 자신이 얼마나 감사할 줄 모르는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셈이다. 우리는 우리 허물을 성실하게 인식하면서 겸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안에는 우리들을 교만하게 만들 만한 것은 어떤 것도 없다.

 

(3) 우리의 이웃에게서 발견하는 모든 하나님의 선물들을 존경과 경외의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 하나님의 선물들 때문에 우리는 그 선물들을 지닌 자들을 존경해야만 한다. 하나님께서 그의 앞에 두신 명예로운 사람을 모욕하고자 하는 것은 그가 얼마나 크게 타락했는가를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명령이 주어져 있다. 허물들을 바라지 말고 간과하라. 허물들을 아첨하는 마음으로 감싸라는 것이 아니라, 허물을 범한 사람을 능욕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에게 대해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해야 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하여 예의 바르고 온화하게, 그리고 상냥하고 우정 어린 태도로 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겸손과 타인존중의 태도 이외에는 그 어떤 태도로도 진정으로 온화한 인간이 되기 어렵다.

 

(4) 우리 이웃의 권익을 추구하는 의무를 수행하도록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자아를 생각하는 마음을 포기하고 모든 육적인 애착을 말끔히 청소해내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자기 자신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이웃을 위하여 전적으로 헌신하라고 요구하는 사도바울의 말씀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사랑은 인내와 겸손이다. 사랑은 질투나 자랑이 아니다. 그것은 교만이나 시기도 아니다. 사랑은 자기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고전 13:4f).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하여 우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본성에 대해서 엄격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본성은 우리를 자기사랑으로 끌어가며 우리자신의 이익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주님의 손으로부터 우리가 받은 것들은 모두 우리가 그것을 교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우리에게 위탁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위탁된 것을 정당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그것들을 우리의 이웃과 자유롭게 나누어 쓰는 것이다. 이렇게 나누어 쓰는 것이 가장 좋은 확실한 법칙이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친다는 한 가지 조건을 달고 우리에게 모든 선한 것들을 주셨음을 명심하자.

 

(5) 이웃을 위해 각자가 가진 은사들을 사용해야 한다.

 

성경은 우리가 가진 은사들을 신체의 각 지체들이 소유하는 기능들에 비유하고 있다(벧전 4:10). 어떤 지체도 그 자체 자신만을 위해 이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각 지체는 사사로운 목적으로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 다만 각 지체들은 다른 지체들을 유익하게 할 책임만을 안고 있을 뿐이다. 각 지체는 몸 전체의 공동이익으로부터 나오는 것 이외에는 어떤 유익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전 12:12ff). 이처럼 신앙인은 형제들을 위하여 자기에게 주어진 능력 전부를 사용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유익을 구해서는 안된다. 그는 언제나 교회의 공동선에 눈을 돌려야만 한다. 이 법칙을 붙들고 선하고 인간성이 넘치는 행위를 다하자. 주님께서 주신 모든 것들을 동원하여 우리의 이웃을 돕자. 우리는 모두 청지기들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과업을 어떻게 수행했느냐에 대하여 언제인가 평가받아야만 한다. 

younsuklee@hotmail.com

05.0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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