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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있는 선교를 향하여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도입: 위기의 시대, 선교의 새로운 길을 열다

 

140년의 한국 교회 역사, 그리고 지난 40여 년간 세계가 주목한 선교의 성장.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놀라운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선교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경제적 어려움, 교회의 내적 위기까지—이 모든 요소가 선교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프로젝트성 선교는 어렵다"는 말이 들리는 이때, 우리는 물러설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지상명령을 끝까지 감당하기 위해, 이제는 '지혜롭게, 전략적으로' 선교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열매 맺는 선교로 나아가는 혁신입니다. 선교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과감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배움의 기회: SK그룹의 성과연계지급(PFS) 모델

 

2024년 가을호 스탠포드 사회혁신리뷰(SSIR)에 소개된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이 모델은 기업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만큼 보상받는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민간이 주도한 세계 최초의 성과연계지급(Pay-for-Success, PFS) 사례로, 10년 이상 운영되며 지속 가능한 사회 혁신 생태계를 조성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선교 현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귀중한 원리입니다. 선한 의도만으로는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기 어렵습니다. 명확한 목표, 객관적인 평가, 그리고 그에 따른 격려와 지원이 있을 때, 사명은 더욱 힘있게 전진할 수 있습니다.

 

선교에 적용할 새로운 패러다임: 동정이 아닌 동역으로

 

오랫동안 선교는 '도움이 필요한 선교사'와 '돕는 후원자'의 관계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선교사는 하나님의 사명을 위임받은 '능동적 사역자'이며, 우리는 그들과 '동역'하는 관계입니다.

구제성 선교를 넘어: 불쌍하기 때문에 돕는 것이 아니라,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기 때문에 함께 하는 선교로 전환해야 합니다.

성과 기반 동역: 선교사가 사역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그 성과를 통해 더 큰 비전으로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성과 기반 선교 프로젝트: 선교 활동의 결과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측정하여, 잘하는 선교사가 더 큰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

2. 현지 협력 선교 모델 개발: 현지 교회, 단체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며 복음을 전파.

3. 투명한 보고와 세대 연결: 선교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후원자와의 신뢰를 강화하고, 특히 실질적 변화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냄.

 

성과 측정의 5대 원칙

 

성과를 측정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영적인 사역을 어떻게 숫자로 평가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합니다. 그러나 성과 측정은 평가나 심판이 아니라, 더 나은 사역을 위한 '도구'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명확성(Clarity): 목표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교회 건축이라는 목표라면,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이 어떻게 사역에 활용되는지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객관성(Objectivity): 주관적 느낌이 아니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현지 상황에 맞는 필요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지속성(Sustainability): 단기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영향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선교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끝까지 달릴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영적·사회적 균형(Balance): 복음 전파와 함께 사회적 책임도 감당하는 균형 잡힌 사역이 되어야 합니다.

적정성(Appropriateness): 선교지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기준이 필요합니다. 개방지역과 비개방지역, 종교적 제약이 큰 지역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구체적 지표와 실행 방안

 

영적, 사회적, 경제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선교의 열매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정량적 데이터와 더불어, 현지인의 간증, 변화된 삶의 이야기 등 정성적 평가도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외부 평가를 적극 도입하여 객관성을 확보하고,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사역 방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기대 효과: 선교의 미래를 밝히다

 

성과 기반 선교 모델이 정착된다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투명성 강화: 후원자와 협력 기관이 선교의 실제 열매를 확인함으로써 더 깊은 신뢰와 참여가 이루어집니다.

지속 가능성 확보: 단기 이벤트성 사역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선교 구조가 마련됩니다.

동기 부여: 선교사와 현지 리더들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사역에 임하게 되어 사역의 질이 향상됩니다.

후원 확대: 성과가 입증될 때, 더 많은 재정과 인적 자원이 자연스럽게 선교지로 흘러가게 됩니다.

 

결론: 지금, 변화의 선두에 서십시오

선교의 성과는 단기간에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무분별한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지혜로운 선교'입니다.

잘하는 선교사가 더 큰 사역을 감당하도록 힘을 실어주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세워야 합니다. 변화의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이 시대에, 한국 선교는 세계 교회 앞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이제는 성과 기반 선교 모델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때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넓고 깊게 감당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다음 세대와 열방을 향해 담대히 나아갈 순간입니다. 함께 그 길을 걸어갑시다!

dr.yongcho@gmail.com

 

05.0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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