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석유가 나온다?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근자에 자동차 구입과 관련하여 젊은이들은 어떤 차량을 선호할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의견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교회의 지도자라면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생각하여 차량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젊은 세대의 건강한 생각으로 인해 감사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는 달리 대한민국 동해안의 석유시추 이야기가 갑자기 여론의 중심에 나타났습니다.

석유 시추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1974년 제1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은 20%를 넘었으며 특히 대한민국과 같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들은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로 하여금 산업공사라는 위장회사를 건립하여 포항에서 석유 시추를 시작하게 합니다. 1975년 3월에 3지점에서 시추를 시작하여 파 내려갔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모두 포기하려든 1975년 12월 3일 새벽, 지하 1,400m까지 파 내려간 곳에서 시커먼 액체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올라온 검은 액체를 다 모아보니 대략 한 드럼통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급하게 액체를 담아 청와대에 가져갔고 정부 각료들은 너무나도 기뻐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맛까지도 보았다고 합니다. 기름이 나온 곳 주변에 몇 곳을 더 선정하여 파 보았지만, 더 이상의 기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한 드럼 정도 올라온 이 기름은 무엇이란 말인가? 당시 이런 상황을 냉정하게 조사하여 언론에 보도한 조OO 기자가 어려움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에피소드가 있은 지 벌써 5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또 다른 석유 시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내용인즉 이번 동해에서의 물리탐사 결과 최대 140억 배럴 정도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적으로 흥분되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우리가 신중하게 보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1975년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중요한 사항으로 바로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여겨지는 ‘온실가스’ 문제입니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이산화탄소나 메탄이 공기 중으로 발산되어 지구 대기에 열을 가두게 되는 온실효과를 만들고 그 결과로 지구 온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계의 정설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협약을 통해 2030년까지는 탄소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이상 줄여야 하며 2050년에는 탄소 중립, 즉 더 이상 온실가스를 증가시키지 않는 상황을 목표로 대한민국이 정책을 정하고 국제적인 보조를 맞추며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한국이 현재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의 7배 이상을 배출할 수 있는 ‘가스전’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이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추를 시작해도 2035년이 되어야 상업적으로 채굴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온실가스’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것입니다.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지구촌의 자연재해가 지구온난화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는 이런 시점에 국제사회 속에서 책임 있는 선진 국가의 모습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할 것이지 생각해 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석유와 가스의 수요량이 2050년이 되면 2022년보다 약 75% 정도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라 석유와 가스의 가격도 하락될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산유국’에 대한 그리움과 부러움이 새겨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에 새롭게 나타난 ‘지구온난화’와 ‘탄소 중립’이라는 과학과 세계의 흐름을 무시하면서 대한민국이 선진 국가의 위상을 지키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정치를 떠나 우리 자녀들의 미래와 지구온난화로 자연재해를 당하는 지구촌의 이웃을 생각하며 우리가 서야 할 바른 자리를 잡아가는 지혜롭고 책임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며, 샬롬.

hankschoi@gmail.com

06.29.2024

Leave Comments